“세상의 군자가 비록 고금의 변화를 참작하여 일시의 예법을 만들기도 하였으나 어떤 것은 너무 상세하고 어떤 것은 너무 소략하여 절충한 바가 없고, 어떤 경우에는 그 근본은 버리고 말단에만 힘쓰기도 하고, 또는 실천은 천천히 하고 문식하는 데만 급급하여 뜻이 있어 예를 좋아하는 선비라도 혹 요체를 잡지 못하고 가난하고 곤궁한 사람들은 끝내 예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더욱 근심스러웠다.
나의 어리석음으로도 이 두 가지를 걱정하였다. 그러므로 나는 일찍이 고금의 서적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연구하여 변경할 수 없는 大體에 인하여 그 사이에 조금 더할 것은 더하고 뺄 것은 빼고 하여 한 가정에서 쓰일 家禮를 만들었다. 대저 명분을 삼가고 愛敬을 숭상하는 것으로 근본을 삼았으며 그것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부질없는 문식은 생략하고 근본과 진실을 펴서 외람 되게 공자가 先進의 禮를 따른 遺意에 부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