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이 반드시 亥를 만난 날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단지 어느 하루를 들어서 말한 것일 뿐이다. 太廟에 禘祫을 지내는 예에 이르기를, ‘날짜는 丁亥일을 쓰는데, 정해일을 얻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己亥나 辛亥도 쓰며, 이것도 없을 경우에는 참으로 亥가 들어가는 아무 날이나 쓰면 된다.’ 하였다.” 하였으며, 이에 대한 소에 이르기를,
“‘丁이 반드시 亥를 만난 날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단지 어느 하루를 들어서 말한 것일 뿐이다.’라는 것은, 日에는 十干이 있고 辰에는 十二支가 있는데, 다섯 剛日을 여섯 개의 陽辰에 배치하고, 다섯 柔日을 여섯 개의 陰辰에 배치하는바, 甲子나 乙丑 등과 같은 것이다. 日로써 辰에 배치시키되, 丁日을 정해 두지 않았으므로 ‘丁이 반드시 亥를 만난 날은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經文에서 ‘丁亥’라고 한 것은 모두를 갖추어서 실을 수가 없으므로 단지 이날 하루만을 들어 丁으로써 亥에 당한 날을 말한 것이며, 그 나머지 혹 己가 亥에 당하였거나 혹 丁이 丑에 당한 날 등도 모두 쓸 수가 있는 것이다.
‘정해일을 얻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기해나 신해도 쓴다.’는 것은, 鄭氏가 이르기를, ‘이것은 吉事이므로 먼저 가까운 날을 쓰는데, 오직 上旬에 들어 있는 날을 쓴다.’고 하였다. 만일 상순 안에 혹 丁이나 己가 亥와 짝하는 날을 얻지 못하거나 혹 상순 안에 亥로써 日에 배치되는 날짜가 없으면, 나머지 陰辰 역시 쓴다. ‘이것도 없을 경우에는 참으로 亥가 들어간 날이면 된다.’라는 것은, 바로 乙亥가 그것이다. 반드시 亥이어야 하는 것은, 살펴보건대 음양의 식을 따지는 법을 보면, 亥는 天倉이 되는데, 제사라는 것은 福을 구하기 위하여 지내는 것으로 밭에서 농사짓기에 마땅하여야 하므로, 먼저 亥가 들어간 날을 취하고, 상순에 亥가 들어간 날이 없어야 나머지 辰을 쓰는 것이다.”하였다.
○劉敞이 이르기를,
“丁巳니 丁亥니 하여 모두 丁에서 취하였는데, 丁에서 취하는 것은, 庚보다는 3일 앞이고 甲보다 3일 뒤이기 때문이다. 대저 郊祭는 辛日로 점치고, 社祭는 甲日로 점치고, 宗廟祭는 丁日로 점치는바, 亥에서는 취함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註釋家들은 十干의 丁이나 己를 논하지 않고, 전적으로 十二支의 亥에서 취하여 해석하였는바, 經文의 뜻을 아주 크게 잃은 것이다. 日에는 십간이 있고, 辰에는 십이지가 있어서 다섯 剛日로써 여섯 陽辰에 배치시키고, 다섯 柔日로써 여섯 陰辰에 배치시키는바, 甲子니 乙丑이니 하는 따위가 그것이다. 日로써 辰에 배치시켜 丁丑이나 丁卯 혹은 丁巳, 丁未, 丁酉, 丁亥 등 丁日을 정해 두지 않았다. 그러므로 단지 丁일에 亥辰이 당하는 날 하루만을 들어 말한 것이다. 그 뜻은 혹 己로써 亥에 당하거나 혹 丁으로써 丑에 당한 날도 모두 쓸 수가 있다는 것이다.”하였다.
○주자가 이르기를,
“甲보다 3일 앞은 辛이고 갑보다 3일 뒤는 丁이며, 庚보다 3일 앞은 역시 丁이고 경보다 3일 뒤는 癸이다. 정일과 신일은 모두 옛날 사람들이 제사를 지낸 날인데, 다만 癸日은 쓴 데가 보이지 않는다.” 하였으며, 또 이르기를, “庚이라는 말은 更이며, 辛이라는 말은 新이며, 丁에는 丁寧의 뜻이 있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