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하기를 “삼으로 만든 면관이 예인데 지금은 실로 만들었으니 검소하다. 나는 여러 사람을 좇으리라. 아래에서 절하는 것이 예인데 지금은 위에서 절하니 이것은 거만한 것이다. 나는 비록 여러 사람을 어기더라도 아래에서 하는 것을 좇으리라.” 하였다.[子曰 麻冕禮也 今也純儉 吾從衆 拜下禮也 今拜乎上 泰也 雖違衆 吾從下]
해설;
삼베로 만든 면관이 옛 예법에 맞지만 지금 사람들은 모두 굵은 실로 짜서 쓰는데 매우 검소하게 되었다. 공자는 옛 법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이 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한 것이다. 신하가 임금에게 당 아래에서 배례를 하는 것이 옛 예법인데 지금 사람들은 당위에서 배례를 하니 교만한 것이다. 공자는 여러 사람과 어긋나더라도 당 아래에서 하는 배례로 옛 예법을 따르겠다고 한 것이다.
옛 예법이라고 해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可變의 것이다. 옛 사람들도 ‘禮不泥古 因時制宜’라 하였다. 그 변화의 기준은 時宜에 따르는 것이다. 도리에 어긋나지 않으면 多衆을 따라도 된다. 도리에 어긋나면 일반화된 풍속일지라도 공자는 따르지 않은 것이다.
어떤 유림이 그의 선친도 차남으로서 선대의 제사를 모셨고, 자신도 차남으로서 30년동안 그 제사를 모신다고 했다. 그런데 차남인 선친을 선대의 차례상에 함께 모셔도 되는가를 물었다.아래가 그 유림의 질문 전문이다.
“차남이신 부친이 집안사정 상 웃대제사를 모셨고, 차남인 본인이 부친이 돌아가시고 30년 째 증조대까지 제사와 차례를 모시고 있습니다. 기제사는 문제가 없는데 차례상에 부친은 차남인 관계로 한상에 같이 올릴 수 없다하여 30년 째 차례상을 따로 한번 더 차리고 있는데 정녕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 차남은 같이 못올리는 게 예법에 맞긴 한건가요? 자문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某者가 답변이랍시고 <答; 선대 제사는 적장자손만이 지낸다>는 것이다. 차남이던 그의 선친도, 자신도 역시 차남으로서 증조대까지 제사를 모셨는데, 적장손인 아니면 그렇다면 제사를 폐하란 말인가! 이젠 시대가 변하였다. 양자를 들여 제사를 잇는 시대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