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시 헌화를 해야 할 경우, “꽃송이를 영정을 향하게 놓을 것인가, 아니면 꽃송이를 조객 쪽으로 놓을 것인가?”의 문제가 있게 된다. 헌화란 근대에 생긴 外來의 문화이므로 그 예법이 있을 리 없다. 또 모두 헌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 종교에서 이를 채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時俗의 하나이니 간과할 일도 또한 아니다.
과거 성균관에서도 2006년 최규하 전 대통령의 國民葬 때, 헌화의 방법을 두고 兩論으로 대립한 적이 있었다. 누구는 꽃송이가 影幀을 향해야 한다고하고, 누구는 그 반대이어야 한다며 나름의 주장들을 폈다. 古禮의 예법을 두고도 해석상의 異義가 있게 마련인데, 근대에 생긴 문화이니 各論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고례의 禮制도 어느 것은 아주 昭詳하고, 어느 것은 대강만을 말한 사례가 허다하다. 이럴 경우는 유사한 내용을 援用하여 실행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랄 수 있다. 헌화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시비를 줄이려면, (喪家에서) 영좌 앞에 화병을 준비해서 꽂도록 하면 될 것이나, 장례식장에서 이런 것까지 챙겨주는지는 알지 못한다.
문제는 국화꽃송이를 영정(故人)을 향하게 놓을 것인가, 아니면 弔客을 향하게 놓을 것인가의 여부이다. 이 경우 어떤 방법이 古禮에 가까우면서도 합리적인가를 아래의 例文에서 찾고자 한다. 헌화는 일부 종교에서 故人에 대한 拜禮 대용으로 하는 것이므로 그 종교의 지도자나, 사회의 저명인사들의 사례도 참고가 될 것이다. 가톨릭이나 기독교는 대체로 꽃송이가 앞을 향하게 놓는다.
헌화 시 국화꽃송이는 앞쪽(弔客 쪽)을 향하게 놓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우리 민족은 누구에게 (특히 어른에게) 무엇을 드릴 때는, 안전하고 편리한 쪽을 상대가 받거나 잡도록 배려하였다. 또 그것을 예의로 알고 실천했다. 그 淵源이 다음의 禮記(少儀)의 내용이다.
“도(刀)를 바칠 때에는 칼날을 반대로 하여 칼자루 끝의 고리를 잡도록 건네준다. 곡도(曲刀)를 바치는 데는 손잡이 쪽을 잡도록 건네준다. 대체로 날카로운 칼날이 있는 것을 남에게 줄 때에는 칼날을 정면으로 받는 사람 쪽에 향하지 않도록 한다.(禮記(少儀); 刀卻刃授穎 削授拊 凡有刺刃者 以授人則辟刃)”
과거 성균관 전례위원회에서도 “헌화는 돌아가신 고인에게 드리는 만큼 공손히 꽃송이를 오른손은 줄기 쪽을 잡고 왼손은 약간 위쪽을 맞잡고, 고인의 영정 앞에 서서 屈身禮를 한 다음 제단에 올려 놓는다. 오른손으로 잡은 줄기 쪽이 神位(영정) 쪽이 되도록 오른손이 고인 쪽으로 향하도록 드리는 것이 陰陽으로도 올바르며, 드린다는 의미도 합당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却說하고, 헌화란 꽃을 바치는 것이니 고인이 받으시기에 편하게 놓아야 한다. 이는 제례에서 신위를 기준으로 祭羞를 진설하고, 신위를 기준으로 匙箸를 놓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만약 꽃송이를 神位쪽으로 놓아야 하는 것이라면 靈座를 장식한 꽃들과 弔花들도 돌려놓아야 하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가까운 예로 (대통령이) 國立顯忠院의 英靈께 헌화를 한다면 그 화환도 꽃송이가 무덤을 향하게 돌려 놓아야 할까? 어느 것이 禮에도 가깝고 합리적일까 自問해 본다.[唜]